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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품위있는 죽음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6-04-20 09:55:00

    바둑을 두면서 초반에 절대 유리하던 형세가 한 수의 실수로 중앙 대마가 죽으며 뒤집어졌다. 패한 친구가 돌을 탁 치면서 ‘졌다 졌다’며 손을 내젓는다. ‘졌다 졌다’는 표현에는 바둑의 내용은 지지 않았는데 단순한 실수로 졌다는 속마음이 담겨 있다. 경기에서 패한 데 대한 억울함과 함께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부인의 심리가 내포돼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좋던 사람이나 근시였던 사람도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로 바뀐다. 강단에서 안경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거나, 학술대회 좌장을 맡아 안경을 연신 내리며 프로그램과 청중을 번갈아보는 노교수를 바라본 학생이나 전공의들에게 ‘돋보기’는 나이가 들어감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40대 중반이 된 어느 날, 영상 집담회 중 깨알 같은 글씨의 기록물을 내려보는데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안경을 벗고 조금 가까이 당기니 글씨가 환하게 다가왔다. 근시에서 원시로 바뀐 것이다. 안과를 방문해 안경 처방을 받아들었지만 안경을 맞추는 것은 수년을 미뤘다. 불편하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은 심리 탓이었다.

    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진단 결과를 알려줄 때는 매우 조심스럽다. 환자에게 암이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CT 촬영상 종양이 발견됐고, 혈액검사상 종양표지자가 증가해 악성종양일 가능성이 높지만 암으로 확진되지는 않았으며 조직검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을 곁들인다. 그러면 환자는 자신의 병이 아직 암으로 확진되지 않았다는 데 일말의 희망을 건다. 간암 말기에 이른 어느 환자는 간암과 림프절에 많은 전이가 있었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도 “이제 날씨가 따뜻해져 야외에 산책이라도 하면 곧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적 고통 가운데서도 희망에 차 있었다. 환자는 보름 후에 세상을 떠났다. 임박한 죽음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인정하지 못하는 심리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삶이 끝자락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당연하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는 상당한 고통이 따르고 연습이 필요하다. 평생의 수양이 이 마지막 장면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환자들은 자문한다.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음식도 골고루 섭취했고, 고기를 많이 먹거나 짜게 먹는 것도 아니었으며 착하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런 병에 걸릴 수 있느냐.” 대장암의 간 전이로 고생하던 70대 후반의 어느 장로님은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도 “지금까지 살아오게 하고 이 좋은 계절에 떠나게 됨이 참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죽음을 거역하지 않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그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삶의 과정에서 품위를 잃지 않았고 내세에 대한 믿음까지 있다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강구정 교수(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간담췌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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